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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게임 리뷰

2002/05/17 FINAL FANTASY Ⅸ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6. 4. 1.
 이런저런 일들로 게임을 못하다가 휴학하고 다시 게임삼매경에 빠질 즈음에 쓴 글.
나우누리 VG의 소감게시에도 올렸던 글이다. 아, FF8도 올렸었구나;
1년여 사이에 그래도 글을 쓰는게 많이 나아졌다는 것을 느낀다.
(4년이 지난 지금은 뭐가 달라졌는지.. -_-a)
발매: 2000년 7월 7일
제작: 스퀘어
장르: RPG
판매량: 일본 282만,미국 116만장

곡명 미상;- FF Ⅸ 오프닝 음악

아래의 8 리뷰를 쓰고 나서 바로 시작한 FF9.그러나 이 게임 역시 수시 중단과 마지막 스퍼트로
8을 할 때와 비슷한 과정이 되어 버렸다.작년 11월부터 시작해서 이제 클리어했으니 기간은 반으로
단축되었지만, 수많은 숨겨진 이벤트와 무기 등등을 귀찮다는 이유로 접어버린 아쉬운 게임이 되고
말았다. 뒤에서 계속 거론될 것 같지만 PS2와 FF10이 이 게임을 빨리 끝내도록 재촉했다T.T
뭐 이런 과정을 거쳤지만 FF는 역시 FF8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시작할 때와 끝낼 때의 이미지가
많이 달라져 버린 게임이였다.(네가 자주 중단해서 그렇잖냐!!)그럼 리뷰 시작.



◆과거로의 회귀

FF9는 8과는 달리 나오기 몇달 전에 내가 게임 잡지를 사 보고 있었기 때문에 '나오면 해야지'라는
생각까진 아니지만 '어떤 게임이 될까?'라는 생각을 많이 갖고 있었다. 서서히 공개되는 자료들.
프로듀서가 다시 사카구치 히로노부..오오~예전의 그 파판이 되는 건가~게다가 발매 직전의 코멘트
에서 사카구치씨는 '과거로의 회귀'를 말했다.'7,8은 사이버 펑크적 RPG가 되었고, 마법이나 소환수
가 게임 스토리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었다.'뭐 이런 이야기가 되었다. 지금은 FF7,8을 보는 눈이
상당히 변했지만 당시의 나에겐 뛸 듯 기뻐할 소식일 수 밖에 없었다. 다시 5때의 추억을 되살려
주는 건가..캐릭터중 한명이 흑마도사 옷을 입은 것 역시 오오~잡 시스템이 되살아 나는 것인가~
등등의 상상을 했었다.




                        이 동영상을 볼 때까지는 6 이전작의 향수를 기대했건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가 볼때 '과거로의 회귀'라는 것은 그야말로 우리가 보통 연상하는 'FANTA
SY'의 배경으로 돌아왔다는 것 밖엔 없다. (어디까지나 배경만)게임 시스템이나 이것저것에서 이전
시리즈의 향수를 찾기는 힘들었다. 몇가지 알아보자.


그래픽

위에도 언급했듯이 다시 'FANTASY'로 돌아온 배경.따라서 7, 8의 사이버틱한 이미지의 소품들은
거의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 또 비비의 흑마도사 모습에 나처럼 예전의 FF를 기대하는 마음이 더
더욱 커진 사람도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일단은 캐릭터에서 살펴보자. 3등신에 가까운 캐릭터들이
되었다. 물론 우리는 7 이전의 FF캐릭터들이 필드 화면은 물론 전투 화면에서도 2등신 혹은 3등신
이였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그 게임들을 즐기면서 플레이어는 캐릭터의 이미지를 정말 2,3등
신으로 연상했을까? FF4의 성전사 패러딘인 세실.FF5의 방랑자 바츠.FF6의 트레져 헌터인 록까지
이르러, 우리는 게임 화면에서 2,3등신의 캐릭터들을 보고 있다 하더라도, 스토리의 감정 이입에
이르러 머리에 떠올리는 캐릭터는 아마노 요시타카씨의 일러스트의 이미지였을 것이다. FF9에서는
동영상,전투, 필드화면의 모든 캐릭터들이 3등신이다. 아무리 지탄과 가넷의 러브러브가 FF8의 좀
어거지틱한 로맨스에 비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하더라도, 동영상이나 이벤트 그 자체에서는 왠
꼬마들의 장난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시리즈 팬들의 많은 지탄을 받았던 주인공 지탄 -_-;

 


음악

음악에서는 7이전작의 향수를 간간히 느끼게 해 준다. 일단 게임을 시작하고 첫 전투를 할 때
유저는 7 이전의 시리즈의 전통적인 전투 음악으로 돌아왔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주제곡, 메인
테마, 필드 음악이 전부 'Melodies of Life'로 점철된 부분에서는 조금 실망이지만, 이 정도라면
'FANTASY'의 느낌을 충분히 주었다고 생각한다. 메인 스텝은 매 시리즈마다 바뀌지만 음악만은
노부오 우에마츠씨가 1부터 지금까지 맡고 있기에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시스템

'과거로의 회귀'라고 해서 완전한 과거로 돌아간다는 것은 말이 안되지만, 그래도..과거로의 회귀
라는 말에 직업 시스템을 갈구한 것은..(나뿐일까..T.T)어쨌든 FF9는 스테이터스 부분이 8과도
너무나 다르게 다양해지고 어빌리티 습득을 모든 도구에서 하는 기존 시리즈의 느낌을 많이 깨는,
말하자면 FF7의 익숙함보다는 FF8의 이질감을 더 많이 안겨준 듯 싶다.


스토리

FF9 타이틀에 박혀있는 크리스탈. 4 이후의 FF시리즈에는 타이틀에 박혀있는 그림이 그 작품의
대체적인 테마를 나타냈다.'9는 크리스탈이 중심이 되는 검과 마법 판타지의 이야기다!'라는 생각을
했다면 완전히 착각이다. 크리스탈이 세계의 중심이 아니다. 이야기의 무대인 가이아(현실로 치면
지구)와 테라(다른 차원의 별)도 모자라 그 모든 것을 포함하는 우주를 만들어낸 것이 크리스탈
이라는 설정이다. 스토리의 후반에 가면 거의 FF7수준의 심오한 이야기가 오간다. DQ의 용사가
마왕을 무찌르는 스토리까지는 아니라도 2,4,6의 제국과의 전투 정도 됐으면..하고 생각해 본다.
7 이전의 시리즈가 'FANTASY'라서 인간 이외의 종족이 등장하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9는 캐릭터
의 일부가 아예 인간과는 동떨어진 종류이다. 어느 한 종족의 마을이라면 모를까 인간과 여러 종족
들이 어울려 사는 만화'드래곤 볼'과 같은 세계관도 이질감을 안겨준다.

사카구치 히로노부가 연상한 원점과 팬들이 기다렸던 원점에 조금은 차이가 있던 것이 아닐까 한다.
사실 기존 유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건지 나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리뷰하는
엿장수, 아니 리뷰어 맘이다-_-



◆하지만 FF는 역시 FF다

저 말 참 많이 써먹는다. 위까지는 많은 악평을 해 놓았지만, 기존 시리즈로의 기대가 아닌 새 FF
로서 FF9는 어떤가? 다시한번 살펴 보자.


그래픽

뭐 지금까지의 시리즈때의 느낌과 마찬가지로 대단하다. 하지만 사실 FF7에서 동영상에 조작 가능한
캐릭터를 삽입하거나 하는 놀라웠던 점과, FF8에서 그 화려함의 정점에 섰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잘
느껴지지는 않지만 FF9는 확실히 FF8보다 더욱 화려하다. 배경의 그림들이 동영상으로 이어지는 것을
보면 확실히 3D로 제작되었다. 그런데 거의 손으로 그린 수채화가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이다. 더구나
동영상에서도 해보지 않으면 8쪽이 더 화려하지 않을까 생각되지만 9 초반의 추격신이나 엔딩의 지탄
이 달리는 영상 부분에서 이미 8과의 비교를 거부한다.
이미 PS2가 나온 상태이고, 8에서 PS의 한계는 커녕 눈속임의 정점까지 갔었기 때문에 9의 그래픽에
서의 진화가 더디게 보이는 것이다.



시스템

FF8의 정션 시스템에서는 개나소나 다 소환에 마법을 쓸수 있고, 방어구 자체가 없다. 이번에는 모든
어빌리티를 무기와 방어구에서 얻으며, 액션 어빌리티는 전투에 활용하는 마법이나 기술 등이고, 스테
이터스 어빌리티는 일정 어빌리티 포인트를 소비해서 장비해 쓸 수 있다. 이번 9에서는 스테이터스 이상
이 상당히 다양해져서 이 부분의 장비가 게임의 난이도에 영향을 미친다. 스테이터스 어빌리티로 상태
이상을 막을 수 있으며 보조 효과를 발휘한다.

그러나 다양해진 스테이터스 이상은 플레이어를 짜증나게 한다-_-;처음에는 이게 무슨 상태이상이야?
하는 궁금함이지만 그 새로 생긴 것들이 좀 귀찮다. 예의 하나로 폐를 끼치다 라는 상태이상이 있다;;이
상태이상에 걸리면 자신이 물리공격을 맞았을 때에 동료들까지 피해를 입는다.
물리공격을 제외한 마법이나 기술 등의 연출이 길어져서 그 연출이 재생되는 동안 ATB가 멈추는 것
때문에 8의 전투가 지겨움을 샀던 것을 통감했는지 이번엔 기술의 연출 중에도 ATB게이지가 차고, 소환
마법 연출이 높은 확률로 스킵된다. 하지만 ATB게이지 자체가 차는 속도가 느려져서 전투 템포는 여전
하다. 더구나 연출 중간에 게이지가 차기 때문에 정확한 적의 행동 타이밍을 알기가 조금 힘들어졌다.

트랜스기는 7부터 생긴 리미트기의 연장선상에 있는 시스템으로 이번에도 8과 마찬가지로 발동률이
상당히 낮아졌다. 새로운 시도는 좀 있었지만 FF8때와 마찬가지로 PS의 느린 로딩에 힘입어 조금 지루
해진 전투..라고 표현하고 싶다.

전체적인 난이도는 기존 시리즈와 비슷한 것 같지만, 마지막 보스에 이르러 그렇지가 않다. 이번의
마지막 보스는 8의 알티미시아 같은 왕 맷집을 자랑하지는 않지만 그랜드 크로스라는 기술때문에 난이도
가 훨씬 올라간다. 이 기술을 쓰면 캐릭터 4명이 랜덤으로 0~2개의 상태이상과 즉사가 장비한 방어구나
어빌리티에 상관없이 걸린다. 더럽게 재수없으면 2명은 죽고 1명은 좀비, 1명은 석화가 되어 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이런 경우는 별로 없겠지만 말이다)레벨이나 방어구에 관계없이 랜덤..이라는 것이 플레
이어를 울린다. 나의 경우 4번 도전했다가 죽고 레벨노가다후 다시 3번째 도전에 겨우겨우 클리어했다.
평이한 난이도를 좋아하는 나 같은 유저들에겐..T.T

언제나처럼 그렇듯이 후반의 숨겨진 이벤트들이 FF의 재미이다.이번에는 FF8에서 생긴 카드게임이 전혀
다른 시스템을 갖고 등장해 잔재미를 주고, 숨겨진 보물 지도를 파내어 초코보로 레어 아이템을 찾아내는
초코그래프. 이외에도 자잘한 이벤트가 가득..종합 선물세트 같은 느낌이다-_-;;;그러나..이렇게 말하고
있지만 8이나 9나 이런 부분은 거의 하지 않았다. 각각 다른 이유였지만 말이다.



스토리

세계관을 논외로 치고 다 같은 녀석들로 본다면 확실히 7, 8보다 훨씬 기존의 시리즈에 가깝다. 그런데
후반에 이르러 또 FF8과 같은 스토리의 반전을 경험하게 된다. 주인공 지탄은 창조자인 가란드에 의해
만들어진 제놈 일족의 하나였고, 그 제놈 일족은 나중에 가이아(현실의 지구 정도)를 몰아낼 다른 차원의
종족인 테라의 혼들이 들어갈 인형과 같은 존재였다는 것이다. 그 가란드의 설명을 들을 때, 이번엔 좀
심오해졌구나..하는 느낌이 든다.

지탄과 가넷의 러브 스토리도 괜찮다. 돌쇠와 마님의 관계(쿨럭;)은 아니고..도둑과 왕녀의 관계지만
모험을 통해 사랑하게 되고, 끝에는 신분을 초월한 사랑을 이루는..뭐 그런 스토리다. 이 게임의 캐릭터에
많은 불만을 갖고 있지만 사실 가넷은 이쁘다^.^;
프레이야와 샐러맨더는 조연급이고 퀴나는 개그 역할. 스타이너...도 조연 정도. 그런데 비비가 사실 초반
에서의 주인공 격이다. 자신의 존재 이유에 대해 많이 고민하는 부분에서, 자신의 탄생 비밀을 알게 되는
과정이 후반 지탄의 그것의 전초전?스런 느낌을 주기도 한다.



                      진제.(사물이나 사상의 근본) '누군가를 돕는 데에 이유가 있나?'

   단순무식한 논리로 살던 녀석이 출생의 비밀을 안 후부터 지나치게 진지해지는 전개가 조금 어색하다.



                            순진. ''왕녀답게'가 아닌 진정한 나를 확인하고 싶어. 하지만..' 
                 
리노아를 SD화시켜놓은 것처럼 생겼지만 거의 백치에 가까운 리노아에 비하면 정말 생각이 깊은 그녀.



                           방황. '계속 생각하는 괴로움보다 잊혀지는 것이 두려운 거지'

            겉으로는 강하면서도 속으로는 헤어진 연인을 잊지 못하는 프레이야. 캐릭터성은 좋았지만
            아무래도 저 모습에 감정이입은 좀..손짝을 보자..;




               애상.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다면 죽어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일까?'


              자신의 존재 자체에 번민하는 비비. 개인적으로 가장 정감이 가는 캐릭터였다.
                      (날 제대로 낚는 데 일조한 캐릭터이기도 하다-_-)


이번 리뷰는 FF8때처럼 쓰고 싶었지만 이거 완전히 분석(공략이 아니다..)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뭐 글이

이렇게 나가는 것을 어쩌나. 언제쯤 형식을 확립할 수 있을런지..

이제 FF10을 할 계획이였지만, FF 자체가 좀 징그러워졌다;;FF10은 제대로 즐기고 리뷰를 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헛소리)

총평
그래픽:★★★★★
언제나 BEST!
사운드:★★★★
게임을 하기 전에는 Melodies of Life를 좋아했지만,게임을 클리어할 때 쯤 되면 거의 질려버린다.
완성도:★★★★★
언제나 참신한 시스템.그 시도도 놀랍지만 그 시도가 완벽한 밸런스를 보여주는 것 또한 놀랍다.
재미:★★★
이번에는 지극히 개인적일수도 있다.바로 뒤에서 FF10이 빨리 클리어하라고 재촉하는데 느긋하게 즐길 수
있었겠는가..
스토리:★★★★
7의 심오함과 8의 로맨스가 잘 버무려졌다.하지만 역시 과거의 FF에 비교하면...너무 심오한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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