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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생각상자

선인장

by 일본맛탕 2008. 11. 3.


회사 책상에 선인장을 놓고 키우고 있었다.
키운다기보단 그냥 놓아 놓고 있었다. -_-;
원래 화분이 3개였는데 2개는 죽고 하나만 남아 있다.

마지막 남은 하나는 작년에 여행 갔을 때 산 거니까 벌써 1년 반이 되었다.
분갈이도 안 해 줬는데 아직도 자란다. 쑥쑥 자란다.
가운데에서 파릇파릇한 새 잎이 아직도 돋아난다.
햇빛도 못 받고 전자파가 가득한 기계들 사이에서만 살아가야 해서 가끔 불쌍해지기도 한다.
(선인장의 처지를 걱정하기보단 일단 내 앞가림부터 해야 하는데...-_-;;;)

하나는 물을 너무 많이 줘서 죽고, 하나는 물을 너무 안 줘서 죽었었다.
사실 셋 다 같은 날짜에 물을 줬는데, 각각의 화분이 필요로 하는 물의 양이 서로 달랐나 보다.
움... 역시 너무 넘쳐도 안 되고 너무 무관심해도 안 되고 다 똑같다고 생각해서도 안 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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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3.7.

키우던 선인장 화분이 죽었다.

화분을 총 3개 키우고 있었는데 그 중 하나만 비실비실하더니 드디어 운명해 버렸다.
쑥쑥 크고 있었는데... 갑자기 죽어서 나름대로 충격을 받았다.
힘들 때 곁에서 힘이 되어 주던 화분이었는데 쓰레기통에 막 버릴 수도 없고, 어디다 묻어 주자니 묻을 곳도 없고 해서 며칠을 방치해 뒀다.
자꾸만 고개를 숙이길래 넘어지지 않도록 받침대를 대서 받쳐 주기도 했다. -_-;; (처리하면 될 것을...)

한 3-4일 지나니 마음이 정리가 되어서 오늘 버렸다.
역시 마음의 정리는 시간을 필요로 한다.

이번에 느낀 점.

1. 난 왜 선인장에게 감정 이입을 하는 걸까?
2. 세상에 물 안 줘도 살아남는다는 선인장을 죽이다니.. 난 앞으로 뭘 키워야 할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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