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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와 소통/우리말

과연 '야채'는 '채소'로 순화해서 써야 할까?

by 일본맛탕 2009. 3. 6.

'야채'가 일본식 한자어이므로 '채소'로 순화해서 써야 한다는 의견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시중에 판매되는 야채 주스에도 '야채'라는 표현 대신 '채소'라는 단어를 쓰는 경우가 많더군요.
개인적으로 '야채'는 들에서 나는 것까지 포함하는 것, '채소'는 밭에서 기른 농작물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이에 대한 국립국어원의 답변은 다음과 같습니다.

2005.6.21.
'야채'가 '채소'의 일본식 한자어라는 주장이 있기는 하지만 그 유래를 정확히 알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19세기 말의 문헌에 비로소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채소’에 비해 훨씬 후대에 쓰이게 된 말임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이미 널리 쓰여 있는 말이기 때문에 이 말을 쓰지 못하게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고 의미도 없습니다. '경제', '정당', '회사', '화학' 따위도 일본에서 만들어져 우리말에 들어온 것들이지만 이런 말들을 이제 와서 쓰지 못하게 할 수는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 하겠습니다.

2006.2.22.
'채소(菜蔬)’와 ‘야채(野菜)’는 비슷한 말입니다. ‘야채’는 ‘들에서 자라나는 나물’이라는 뜻을 더 가지고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2007.3.23.
‘야채’와 ‘채소’는 한자어 단어로서 둘 다 표준어입니다. ‘야채’가 ‘채소’의 일본식 한자어라고 주장하는 견해가 있기는 하지만 그 유래를 정확히 알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야채’와 ‘채소’ 가운데 어느 것이든 사용할 수 있습니다.

2008.7.24.
어떤 말이 생겨난 근원에 관련된 견해는 다양할 수 있습니다. 현재 둘 다 표준어로 보고 있는 ‘야채’와 ‘채소’에 대하여 ‘야채’가 ‘채소’의 일본식 한자어라고 주장하는 견해가 있기는 하지만 그 근거를 정확히 알기는 어렵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국어원에서 사용을 제약하고 있는 일본식 한자어는 이미 우리나라에서 다른 말로 쓰고 있거나 쓸 수 있는 것들에 한합니다. 말하자면 일본식 한자어인 '입장' 대신 '처지'를, '구좌' 대신 '계좌'를 쓰도록 하는 것 등입니다.
국립국어원 홈페이지, ‘자료 마당-연구 보고서’로 들어가셔서 <<일본어 투 용어 순화 자료집>>을 살펴보시는 것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결론은, '야채'를 '채소'로 순화해서 써야 한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지만
지금으로서 뚜렷한 근거는 찾기 어렵고, 굳이 '야채'를 쓰지 못할 이유는 없다는 거네요.

말이라는 건 그때그때 변하는 거니까 앞으로 '야채'의 위상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지금으로서는 하나하나 억지로 '채소'로 바꾸지 않더라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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