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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일기장

거짓말

by 일본맛탕 2010. 4. 20.
난 어떤 일이 사실과 다르게 돌아가거나 오해가 쌓이는 걸 못 견디고,
그 탓인지 거짓말을 정말 지지리도 못하는데(모든 것은 마땅히 사실대로 밝혀져야 하므로...)
그래서인지 아무렇지 않게 소소한 거짓말을 일상적으로 하는 사람이 참 신기하다.

어쩜 그럴 수가 있을까?
어떻게 낯빛 하나 바꾸지 않을 수 있지?
무슨 생각으로 거짓말을 하는 거지?

근데 밥먹듯이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이 세상엔 생각보다 참 많다는 사실이 놀랍다.
그것도 아주 가까운 곳에. 별로 안 그럴 것 같은 사람이...

만나 온 사람 중 기억에 남는 거짓말쟁이는 아래의 3명이다.
개중에는 매우 친했던 사람도 있고, 그다지 친하지 않았던 사람도 있다.

A: 습관성 거짓말. 크게 악의가 있어서 뭔가를 숨기려고 대대적으로 하는 거짓말은 아니다. 근데 어쩌다 보니 한둘씩 거짓말을 하고, 거짓말이 밝혀지면 "에이, 왜 이래~ 별거 아냐~" 하며 웃으며 무마한다. 당하는 입장에서는 아리송... 별거 아니라는데, 게다가 너무 환하게 웃으며 얘기하는데 웃는 낯에 대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수도 없고. 근데 시간이 지나고 나면 왜 내가 그때 화를 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며 묘하게 분한 마음이 든다. 나만 손해 본 기분.

B: 이중 인격. 키보드만 잡으면 자기 이외의 인물을 하나 더 만들어 낸다. 난 분명 B가 누구인지 아는데, 특정 사이트에서의 B는 내가 아는 사람과는 다른 사람이다. 아예 자신의 신분 내지는 살아온 길을 속인다. 근데 또 웃긴 게, 적절하게 실제 상황을 섞어 놓는다는 거다. 작정하고 거짓말을 한 건지, 아니면 '내가 원하는 나'를 만들어 내다 보니 그렇게 된 건지... 근데 절대 안 그럴 것 같은 사람인지라 의중이 궁금해서 한번은 B에게 대놓고 물었다. 왜 당신 아닌 척하냐고. 그랬더니 "그 아이디가 저인 게 밝혀지면 부끄럽잖아요~*^^*"라는 반응이었다. 글 몇 개만 봐도 B를 아는 사람이라면 B라는 것을 간단하게 간파할 텐데 -_-;; 아무리 그래도 밝혀지는 게 부끄럽다며 본인을 속이나? (부끄러우면 신분이 드러날 만한 글은 안 쓰면 되잖아) 그 후로도 매우 태연하게 자꾸만 가공의 인물을 만들어 내더라... 문제는 가공과 실제가 섞여 있다 보니, 어디까지를 믿어야 좋을지 모르겠더라는 거.

C: 악의가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볼 때는 좀 악질적인 거짓말쟁이. 본인의 거짓말로 인해 남들이 피해를 입는다. 자꾸만 본인을 대단한 사람으로 포장한다. 근데 세상은 생각보다 좁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얽힐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금방 들통날 거짓말을 줄줄이 비엔나처럼 하고 다니다니... 한때 조금 안타깝다는 생각도 했는데, 스스로 개선할 기미를 보이지 않길래 나도 신경을 껐다. 알아서 잘 살겠지 뭐~

나도 인격적으로 성숙한 사람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거짓말만큼은 안 하고 살려고 노력한다.
내가 남을 진실로 대해야 남도 나를 진실되게 대하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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