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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생각상자

엄마와 바지

by 일본맛탕 2009. 1. 2.
집에 내려왔는데 엄마가 안 입는 청바지가 2개가 있다며 입어 보고 가져 가라신다.

하나는 엄마한테도 작다고 하시길래, "엄마한테 작은 걸 제가 어떻게 입어요" 하면서 안 입겠다고 했다.
엄마는 나보다 키도 작고 몸집도 작으시니까.. (특히 다리가..)
다른 하나는 엄마한테 맞는 거라며 굳이 입어 보라길래 딱 보기에도 작아 보였지만 반신반의하며 입었는데 역시 나한텐 작아서 못 입었다.

그러자 엄마는 이해가 안 간다는 투로 궁시렁대기 시작하셨다.
"엄마한테 맞는데.. 왜 너한테 안 맞아.. 엄마한테 맞는데.."
"제가 엄마보다 키가 더 크잖아요."
"길이는 충분히 기니까 맞을 텐데 이거..."
"길어도... 제가 키가 크니까 몸도 엄마보다 더 크잖아요. 엄마는 말랐고..."
"그래도 엄마한테도 맞는데..."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두번이랬는데 반복해서 저러시니깐 솔직히 짜증이 스믈스믈 났지만 이런 하찮은 일로 짜증을 낼 수가 없어서 자진해서 바지를 개어 놓고 드라마를 봤다.

그리고 하루가 지나서 잊혀질 무렵 나는 오빠 방에서 컴터를 하고 있는데
엄마가 굳이 그 바지를 입고 방으로 들어오신다 -_-
아놔... 이거 확인사살?

"이거 봐봐라. 엄마한텐 이렇게 들어간다니까?"
"아... 그러니까 엄마보다 제가 더 옷을 크게 입는다니까요!!!!!!!!!!!"



그러니까 결국 짜증을 냈다는 얘기다.
엄마.. 짜증내서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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