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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일기장

블로그를 정리하다가...

by 일본맛탕 2010. 10. 22.
10여 년 동안 꾸려 오던 홈페이지를 정리하고, 블로그를 개설해서 도메인을 옮겼다.
말이 10년이지, 정말 나의 일부 같아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이었는데...
그동안 몇 번이나 그만둘까 고민하다가 번번히 실패했지만, 이번에 과감히 바꿔 탔다.
사실은 아예 그만둘까 생각도 했는데, 10년이나 썼던 도메인을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쓰게 되면
상당히 어색하고 억울하고 섭섭한 기분이 들 것 같아서...

기존 홈페이지에는 지나치게 개인적인 내용이 많아서 가끔 껄끄러워지기도 하고,
서식이나 형태가 통일되어 있지 않아 불편하기도 하고, SNS가 발전하는 이 시대에 너무 폐쇄적인 것 같기도 하고,
이래저래 방치하다가도 결국엔 '구관이 명관'이라며 도로 홈페이지로 돌아가곤 했다.

블로그로 글을 옮겨 오는 법도 모르겠고, 필터링이 필요할 듯싶기도 해서 수동으로 옮기고 있는데, 새삼 기록의 중요성을 느낀다. 그대로 뒀으면 자취도 없이 잊혀졌을 기억들이 글과 사진들을 통해 언제나 살아 있는 걸 보면 신기하다.

당장 나만 해도 평소에 기억력이 좋은 것을 영광스러워하며 자랑으로 삼았었음에도 어느 순간부턴가 지나간 일이 잘 기억나지 않을 때가 많아졌다.
이번에는 글을 옮기면서 공연/전시 쪽에 생각보다 글이 적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물론 그거야 내가 제때 감상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지만(-_-) 공연을 다녀왔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데도, 후기를 쓴 공연과 그렇지 않은 공연에 대해 내 안에 남아 있는 기억의 양은 크게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2010년의 후기가 하나도 없어서 이상하다 싶다가도, 그나마 더듬어서 '임동혁이 슈만 어린이의 정경을 쳤던 적이 있었는데, 그게 무슨 공연이었지?' 하다가 도저히 생각이 나지 않아서 검색을 해 보니 2010 디토 오디세이였다.
아~ 분명 그때는 공연 보러 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설렜을 텐데, 지나고 나니까 그게 무슨 공연이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다니... 감상이라도 몇 줄 남겨 놓았더라면 또 달랐겠지?

어쨌든 부지런히 기록을 남길 것을 다짐하고, 게을러지지 않게끔 마음을 다잡도록 다짐하고,
더욱 생산적인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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