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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시오노 나나미의 세 도시 이야기 - 이탈리아 여행자를 위한 최고의 안내서 결혼준비로 너무 바빠서 비행기에서 여행계획 짤 지도 모른다고 농담처럼 말했던 것이 현실이 되었다. 한 도시에 도착하면 그날 가이드북을 보면서 발 닿는 곳을 찍고, 무작정 걸어다니다가 길을 잃으면 택시를 타고, 맛있는 식당이 보이면 바로 식사를 했다. 8년 전 일본여행을 할 때도 이런 식으로 다녀서 후회했던 적이 있는데, 이탈리아는 달랐다. 세 도시는 아무런 배경지식이 없어도 그저 아름다웠고, 다녀와서도 계속 기억에 남는 곳이었다. 행선지가 베네치아, 피렌체, 로마라는 이야기를 들은 매형이 적극 추천해 주었지만 생각조차 하지 못 하고 있었다가 결혼한 지 한 달이 되는 이제서야 세 권을 다 읽었다. 이야기는 베네치아 귀족 태생 주인공의 이야기가 베네치아, 피렌체, 로마 순으로 무대를 옮겨가며 진행된다. 소설.. 2010. 5. 5.
[책] 불안 (알랭 드 보통) 현대사회에서 자신의 지위를 잃는(혹은 지위가 내려가는) 상황에 대한 불안, 이런 재미있는 주제에 알랭 드 보통의 생각이라니,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서문의 정의에서 언급하는 지위, 그리고 지위에 대한 불안을 정의한 내용만 읽어봐도 그 기대는 절반 쯤 충족된다. '우리는 사랑일까'를 읽을 때처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개념을 (조금 특이한) 인문학적 안경으로 바라보는 그 시각은 여전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책 내용은 '보다 유명해지고, 중요해지고, 부유해지고자 하는 욕망'에 대한 원인과 결과로 단순하게 구성되어 있다. 원인 - 사랑결핍, 속물근성, 기대, 능력주의, 불확실성 지위에 대한 욕망을 사랑에 대한 욕구로 풀어낸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육체적 갈망이 없고,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사람을 대상으로 .. 2010. 1. 14.
[책] 가위바위보:일상 속 갈등과 딜레마를 해결하는 게임의 심리학 '게임이론'에 대해서 처음 들었던 것은 05년 경영학 수업에서였 던 것 같다. 그 해 겨울방학 때 도서 관에서 한참 '게임 아키텍처&디자인'을 읽을 때도 보았고, 2년이 지나 국제관계의 이해 수업을 들을 때도 언급되었고, 이듬해 '라이어 게임'이라는 만화를 보았을 때 다시한번 게임 이론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럼 질문을 한번 해 보자. 게임 이론이란 무엇인가? 공부를 한 사람이 아니라면 곧바로 대답하기는 힘들겠지만, '죄수의 딜레마'의 예를 들고, 매트릭스를 그리며 설명할 수는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그 매트릭스의 개념도 잊은 상태였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개인적으로 내린 게임 이론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 상대에 대한 정보가 차단된 상태에서 최적의 전략을 찾아내는 행.. 2009. 10. 23.
[책]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드디어 다 읽었다!! 4년 전 신화와 상상력 수업을 듣던 중 쉬는 시간에 교수님께 '스타워즈의 기원은 어디서 찾아야 하나요?' 라는 질문에, 조지 루카스가 조지프 캠밸을 받들어 모셨다는 후일담과 함께 추천받은 책. 하지만 받아적은 수첩에는 '천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이라 적어둔 탓에 '천개'로 검색하면 아무것도 나오지 않고, '천' 으로 검색하면 수많은 책이 나와서 결국 찾지 못했다. 이듬해 도서관에서 발견! 더구나 새로나온 양장본! 드디어 읽게 되었지만 읽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서 덮어버린 채로 3주의 대여기간이 지날 때까지 건드리지도 않고 반납했다. 기억나는 내용이라고는 초자 연적인 조력(자)에 대한 내용과, 스타워즈에서는 요다가 그 역할이구나..하는 정도였다. (그러면서 뭔가 신 화 이야기를.. 2009. 4. 29.
[책] 창의성의 즐거움 오랜만에 여유가 생겨서 책을 한껏 사려고 하다가, 읽을 수 있는 책만 사자는 생각에 밸런스를 맞춰 세 권을 샀다. 첫 번째 책은 가볍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샀다. 두 번째 책은 꼭 읽고 싶다 고 생각한 지 4년 째이지만 도서관에서 빌린 후 2번이나 읽지 못하고 반납했기 때문에 사지 않으면 도 저히 읽을 수 없을 것 같아서 샀다. 세 번째 책은 딱 그 중간으로, 재미있어 보이지만 읽으면서 계속 생 각을 많이 해야 할 것 같았다. 첫 번째 책부터 읽으면 두 번째 책까지는 읽겠지만 세 번째 책은 절대 읽지 않을 것 같고, 세 번째 책부 터 손댔다가는 오랜만에 생긴 읽기 욕구가 수그러들 것 같아서 세 번째 책부터 읽게 됐다. 세 번쨰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저자가 정의하는 창의성은 우리가 보통 생.. 2009. 3. 8.
[책] 역사: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 출근준비를 하면서 아침뉴스를 보다가 남경태씨의 신간 소식과 인터뷰를 보게 되었다. 개념어 사전이 참 괜찮았던 기억이 있어서 2년만의 신간이라는 것에서부터 관심이 생겼고, 동양 문명은 실패했다는 기본 전제에서 출발한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책을 펴 보니 아니나다를까 저자 서문부터 그 점을 강조하고 있다. '물질적인 것만을 추구 하는 서양 문명의 대안이 동양 문명'이라는 최후의 보루조차 여지없이 무너뜨린다. 의식주 의 대부분은 물론 문화까지 서양화되고 있다는 사실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공감할 일이 지만, 정신적인 동양(혹은 우리나라) 문명이 물질적인 서양 문명보다 고상하다며 자기암시 를 거는 거울속의 우리 자신을 지적당하면 반감을 가지게 된다. 우리나라 사회에서 '동양문 명의 실패'등의 정의를 내렸다가는 매.. 2008. 1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