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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기타

파멜라 드러커맨, <프랑스 아이처럼>

by 일본맛탕 2014. 1. 17.

임신 후기 즈음이었던가? 친한 언니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는 책 한 권을 알게 되었다. 제목은 《프랑스 아이처럼》. 사실 임신 기간 중에도 특별히 태교를 하지 않았고 육아 서적도 따로 챙겨 보지 않았다가, 이 책을 더 일찍 읽었다면 좋았을걸 그랬다는 언니들의 한결같은 추천으로 구입해서 읽어 보게 되었다. 그때까지는 괜히 이 말 저 말에 혹해서 제대로 된 육아 철학을 정립하지 못하고 여러 사람의 말에 끌려다니게 될까봐 육아 서적을 의식적으로 피해 왔던 것도 있었는데, 이 책은 아는 사람들의 추천이니 읽어 볼 만하겠다 싶어서 바로 주문을 했다.



이 책은 미국의 한 기자가 프랑스에서 살면서 발견한 프랑스식 육아법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아이들 키우는 방식이 미국식 육아법과 닮아 있는 우리나라 엄마들 역시 충분히 공감할 듯하다. 사실 이 책은 방법론을 제시한다기보다는 육아 철학을 소개하는 쪽에 가깝다. 그래서인지 임신 막달에 읽었을 때는 막연한 이론서처럼 느껴질 뿐이었지만 낳고 나서 다시 한 번 읽으니 감회가 새로웠고, 다시금 힘을 내서 마음을 다질 수 있게 되었다.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목차만 훑어봐도 대략 파악할 수 있다.


Prologue 도대체 왜? _ 레스토랑에서 소란을 피우지 않는 프랑스 아이들

Chapter 1. 아이를 기다리나요? _ 결혼과 출산, 그리고 신경쇠약 직전의 여자

Chapter 2. 편하게 통증 없이 _ 출산은 스포츠도, 종교행위도, 숭고한 고통도 아니다

Chapter 3. 밤새 잘 자는 아기들 _ 생후 4개월이면 모든 아기는 깨지 않고 12시간을 내리 잔다

Chapter 4. 기다려! _ 조르거나 보챈다고 원하는 것을 가질 수는 없다

Chapter 5. 작고 어린 인간 _ 아이는 2등급 인간도, 부모에게 속한 소유물도 아니다

Chapter 6. 탁아소? _ 프랑스 아이는 엄마가 아니라, 온 나라가 함께 키운다

Chapter 7. 분유 먹는 아기들 _ 모유가 좋다는 건 안다, 그러나 엄마 인생이 더 소중하다

Chapter 8. 완벽한 엄마는 없다 _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하는 엄마는 불행한 아이를 만들 뿐이다

Chapter 9. 똥 덩어리 _ 극단적 자유와 독재적 제한이 공존하는 프랑스의 습관 교육

Chapter 10. 두 번째 경험 _ 전혀 낭만적이지 못했던 두 번째 쌍둥이 출산

Chapter 11. 죽지 못해 산다? _ 프랑스 여자들은 왜 남편 욕을 하지 않을까

Chapter 12. 한 입만 먹으면 돼 _ 패스트푸드보다 채소 샐러드를 더 좋아하는 아이들

Chapter 13. 내가 대장 _ 프랑스 부모는 소리치지 않고도 권위를 확립한다

Chapter 14. 네 길을 가라 _ 4세부터 부모에게서 떨어져 여행 가는 아이들

Epilogue 프랑스에서의 내일 _ 잠재적 성공보다 현재의 행복을 만끽하는 사람들

Appendix 프랑스 육아 용어 풀이


한 마디로 요약하면 아이를 위해 부모의 인생을 과도하게 희생하지 않고, 아이를 존중하고 신뢰하면 가족 모두가 행복한 육아를 할 수 있다는 것. 물론 프랑스와 우리나라는 사정이 다르니 모두 들어맞지는 않겠지만, 부담감과 죄책감에 억눌린 엄마들에게 한 줄기 휴식을 내려주는 단비 같은 책임에는 분명하다.


P.16

그들의 철학 중 일부는 내게도 매우 익숙하다.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고 자연을 많이 보여주고 책을 읽어주는 데 열을 올린다. 자녀에게 테니스와 미술 수업을 듣게 하고 자연사박물관에도 열심히 데려간다.

차이가 있다면 프랑스 사람들은 이런 모든 일에 강박을 갖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부모라 해도 자신의 일상을 자녀를 위해 송두리째 바치지 않으며, 그런 이유로 죄책감을 느끼지도 않는다.


- 아이를 낳은 지 불과 1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동안 나는 잘해야 한다는 강박에 휩싸여 있었던 것 같다. 내게 모성애가 펑펑 샘솟아서가 아니라, 그 이전에 업무를 수행하듯이 완벽하게 감당해 내야 한다는 중압갑 같은 것에 짓눌려 있었다. 내가 느낀 감정은 이 책에서 말하는 '희생'과는 조금 다른 것일지 모르겠지만, 여튼 이 책은 과도한 헌신과 희생은 재앙으로 돌아온다고 귀띔한다.


P.42

그렇다고 내가 만나본 프랑스 여성들이 엄마가 되는 일이나 아기의 안전에 대해 무관심한 것은 아니다. 그들 역시 다가올 일상의 변화를 인지하고 염려한다. 다만 표현방식이 다를 뿐이다. 미국 여자들은 임신 기간 내내 자신이 얼마나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는지 걱정과 헌신을 통해 증명한다. 반면 프랑스 여자들은 침착하게 대처하고 자신의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는 걸 자랑스러워함으로써 헌신을 표현한다.


P.45

프랑스의 임신 잡지들도 별 가능성이 없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들이대며 요란을 떨지 않는다. 오히려 예비엄마들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 '마음의 평화'라고 말한다. (중략) '임신은 일련의 행복한 시간이어야 한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P.50

프랑스 엄마들은 가끔 어느 병원에서 아기를 낳을 작정이냐고 물었지만, 어떤 방법으로 분만을 할 것이냐고 묻지는 않았다. 그런 것은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분만 방식이 자기들의 어떤 부모이며 어떤 가치관을 지녔느냐를 말해주지는 않는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저 '자궁에서 품안까지' 아기를 안전하게 데려오면 된다.


- 이 구절들을 읽었을 때, 임신 기간 중에 내가 믿고 행동했던 것들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먹어도 되는 음식과 안 되는 음식을 유난스럽게 따지거나 요란하게 태교를 하기보다는 그저 내 마음이 편하고 즐거우면 아이에게도 좋을 것이라 믿고 그렇게 행동했다. 분만 때도 에피듀랄(무통 주사)을 맞았지만, 그것이 아이를 덜 사랑하는 방법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사람마다 생각은 다를 수 있겠지만.


P.71~72

그렇다면 코헨은 어떤 방법으로 트라이베카의 아기들이 밤새 잘 잘 수 있게 해준 걸까?

"가장 먼저 하는 조언은 아기가 태어난 직후 밤마다 칭얼대는 아기에게 곧장 달려가지 말라는 것입니다. 아기 스스로 마음을 달랠 기회를 갖도록, 반사적인 반응을 하지 말라는 것이죠. 출생 직후부터요."

(중략)

잠깐 멈추라는 코헨의 조언은 아기를 '관찰'하는 행동의 자연스러운 연장선으로 보였다. 아기가 울면 곧바로 달려가 아기를 안아주는 것은 엄밀하게 말해 '관찰'이 아니다.

코헨에게 있어서 이 '라 포즈 La Pause(잠깐 멈추기)'는 매우 중요하다. 그는 이것을 일찍부터 사용하면 아기의 수면에 커다란 차이를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 책에 이렇게 썼다. '늦은 밤 일어나는 소란에 부모가 조금만 덜 반응하면 아기는 대체로 잘 잔다. 하지만 곧장 달려가는 부모일수록 그 아기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반복적으로 깨기 쉽다.'


P.81~82

'잠깐 멈추기'나 '울리기'가 효과적이라는 걸 믿기 위해선, 우선 어린 아기조차 뭔가를 배울 수 있고 좌절에 대처할 수 있는 '인간'이라는 걸 신뢰해야 한다. 코헨이 미국 부모들에게 심어준 것은 바로 이 프랑스식 사고법이었다.

(중략)

《잠, 꿈, 아이》의 저자 역시 아기들에게도 약간의 프라이버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어린 아기는 요람 속에서 배가 고프거나 갈증이 나지 않은 상태, 그렇다고 잠을 자는 것도 아닌 상태에서 그저 차분하게 깨어 혼자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배운다. 아주 어린 아기에게도 홀로 있는 시간이 필요하고, 엄마가 곧바고 달려와 지켜보지 않아도 스스로 잠이 들고 깨어날 필요가 있다.'


- 프랑스의 아이들은 통상 생후 2개월 정도부터, 늦어도 4개월 정도에는 다들 밤을 가린다(밤 내내 깨지 않고 푹 잔다)고 한다. 그 비결은 잠깐 멈추고 아이를 관찰한 후에 행동하는 것. 그리고 아이의 수면 사이클을 방해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것. 이 책의 내용에 따르면 아이들은 보통 2시간의 수면 사이클을 가지고 있고, 그 사이클을 연결해서 잠을 이어가는 방법을 학습하지 못했을 때는 사이에 깨거나 칭얼대는 것이 보통이며, 스스로 이어서 잠들 수 있도록 학습할 기회를 주지 않으면 계속해서 깨게 된다는 것이었다.


- 나는 우연한 기회에 이것을 터득(?)했다. 새싹이는 처음부터 밤에 비교적 잘 자는 편이었지만 어김없이 두세 시간에 한 번씩 잠을 깼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긴장 상태였던 초반에는 우는 소리를 듣자마자 재빨리 몸을 일으켜 눈도 못 뜨는 아이에게 젖을 물리기 바빴다. 당연히 배고파서 잠이 깼고 그걸 내가 해소시켜 줘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완전히 잠을 깨지 않은 상태에서 젖을 무니 제대로 먹지 못하고 그대로 잠들어 버리기 일쑤였다. 그러던 어느 날, 우는 소리를 듣기는 했지만 우선 화장실을 다녀온 뒤에 수유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다녀와서 방 문을 열자, 새싹이는 여전히 자고 있는 것이 아닌가! 분명히 아까는 울고 있었는데... 그 후로는 잠에서 깨서 울어도 시간을 두고 관찰하기 시작했고, 이어서 잘 것인지 완전히 잠을 깼는지를 파악한 다음 진짜 깼다 싶으면 젖을 물려서 충분히 먹였다. 그 결과 생후 1달 만에 밤중에 대여섯 시간을 내리 재울 수 있게 되었다!


- 책을 읽으면서는 이론도 이론이지만 아이가 좌절에 대처할 수 있음을 믿어 주는 사고방식이 인상깊었다. 그리고 그 방법이 옳다는 것을 확신하는 부모의 신념도.


P.103~105

프랑스에선 '농 non(안 돼)'이라는 단어에 양가적인 감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프랑스의 양육 금언은 이것이다. '아이에게 좌절을 가르쳐야 한다.'

(중략)

윌터 미셸은 아이에게 항복하는 것은 위험한 악순환의 출발점이라고 말한다. "엄마가 아이에게 기다리라고 말했는데, 아이가 비명을 질렀더니 엄마가 곧장 달려와서 기다림이 끝난다? 그러면 아이는 '아, 이렇게 하면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구나.' 하고 배웁니다. 기다리지 않고 비명을 질렀는데, 안겨 다니고 싶다고 울며 떼를 썼는데, 오히려 그런 행동이 보상을 받게 된 셈이죠."


P.121

'아이를 보살피느라 전전긍긍해 모든 불편함을 없애준다면 아이 앞에 엄청난 불행을 준비시키는 것이나 다름없다.'


- 이해하기는 쉽지만 실천하기는 정말 어려운 부분이 아닐까? 부디 미래의 내가 현명한 부모가 될 수 있길 바란다.


P.159

출산 직후 프랑스 엄마들과 미국 엄마들 사이에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는 모유수유 여부다. 영어권 엄마들에게 모유수유의 기간은 마치 월스트리트의 보너스 액수처럼 실적의 척도와도 같다.


- 출산 직후, 나 역시 모유수유 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 유선이 뚫리기 전에 갑자기 젖이 도는 바람에 살갗이 스쳐도 아플 만큼 부풀었고, 젖몸살이 가라앉자 이번에는 모유량이 턱없이 부족했던 것. 출산 전에야 '모유수유가 여의치 않으면 분유를 먹이면 되지, 뭣하러 죄책감을 가진담?'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막상 그 상황이 내게 닥치니 그렇게 맘 편히 생각할 수가 없었다. 당장 나오지 않아도 자주 물리면 양이 늘어난다길래 꼬리뼈가 으스러질 것 같아도 억지로 앉아서 끊임없이 젖을 물렸지만 아이는 배가 고파 칭얼댈 뿐. 그럴 때면 마치 내가 나 자신의 만족을 위해 아이에게 못할 짓을 하는 것 같아 괴롭기도 했고, 모유를 배불리 먹이지 못해 미안하기도 했다.


- 이 책에 따르면 프랑스 여성들의 대부분은 아이에게 분유를 먹이며, 모유수유를 하더라도 2~3달 안에 끝마친다고 한다. 그 방식이 옳은지 아닌지 내가 판단할 영역은 아니지만, 적어도 분유를 먹이는 것에 죄책감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만큼은 위로가 되었다.


- 이 단원은 소제목이 특히 인상깊었다. '모유가 좋다는 건 안다, 그러나 엄마 인생이 더 소중하다'


P.169~170

아무리 좋은 엄마도 아이를 돌보는 것에서 얼마간 자유로워야 하고, 그런 이유로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여긴다.

미국 양육서 역시 '엄마에게도 자기 삶이 있어야 한다.'는 식의 말을 무책임하게 덧붙인다. 하지만 '육아는 엄마, 특히 전업주부에게는 온전히 자기 일이므로 베이비시터를 둔다는 것은 사치다.'라는 식의 통념을 주입한다. 하지만 파리에서는 전업주부 역시 자기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유아를 탁아소에 맡기는 일을 당연하다고 여긴다. 그 시간에 요가수업을 듣거나 미용실에 가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그렇다보니 전업주부라고 해서 아무렇게나 흐트러진 모습으로 다니지 않는다. 자기를 돌볼 충분한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중략)

부모가 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부모라는 사실이 다른 역할까지 잠식해서는 안 된다는 게 프랑스 사회의 지배적인 메시지다. 파리에서 만난 여성들은 엄마가 아이의 '노예'가 돼서는 안 된다는 말을 자주 한다. 물론 프랑스의 여성들 중에도 엄마노릇에 푹 빠져 있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미국 엄마들도 있다. 그러나 양쪽이 이상적으로 그리는 모습은 완전히 다르다.


P.183~186

돌토의 책 《아동기의 주요단계》는 이렇게 묻는다. '왜 엄마가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해야 하는가? 아이가 설령 아침에 혼자 옷을 갈아입고 신발을 신느라 시간을 다 써버려도 스스로 문제를 해결했다는 데 꽤나 흡족해한다. 스웨터를 거꾸로 입거나 바짓가랑이가 서로 꼬여 있거나 동네 골목을 휘젓고 다녀도 무척 행복하다. 아이가 엄마를 졸졸 따라 시장까지 같이 나서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한결 기분 좋은 일이다!'

(중략)

오늘날 미국 엄마들은 1965년의 엄마들보다 육아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쓴다. 그러기 위해 집안일, 휴식, 수면을 줄인다. 그런데도 더 많은 시간을 자녀와 보내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그친다. 그 결과 밀려오는 것은 엄청난 죄책감이다.

(중략)

프랑스 엄마들도 죄책감을 느낄 때가 있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스스로 무리를 하고 있고 뭔가 공평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는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려면, 어느 것 하나 완벽하게 해내지 못한다는 기분에 시달리기 쉽다. 그러나 그들은 죄책감이 건강하지 못하고 즐겁지 못한 것이라 여기고 몰아내려고 노력한다.

(중략)

프랑스 여성들이 죄책감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엄마가 24시간 아이와 함께 있는 것이 그다지 건강하지 않다.'는 확신 덕분이다. 지나친 관심과 걱정으로 아이들을 짓누르고, 엄마와 아이의 욕망이 뒤얽혀 끔찍한 관계의 융합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믿는다. 아이는 엄마의 개입 없이도 스스로 내면의 삶을 일구어가야 한다.


- 비슷한 맥락으로, 엄마의 전적인 희생이 아이를 행복하게 만들지는 않으며 그러지 않는다고 해서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는 것. 그리고 거기에는 건강한 육아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뒷받침된다는 것.


P.235

미국의 전문가들도 부부만의 시간이 때로는 필요하다고 말한다. 닥터 스포크의 《유아와 육아》에는 '불필요한 자기희생과 과도한 몰두'라는 소제목 섹션이 있다. (중략) 부부끼리 외출을 할 때에도 '죄책감 때문에 온전히 즐기지를 못한다.'면서, 부부만의 질 높은 시간을 만들라고 당부한다. 그러나 이마저도 '아이에게 필요한 시간과 노력이라는 희생을 치른 뒤에'라고 못 박는다.

프랑스에선 부부만의 질 높은 시간은 나중 일로 치부되지 않는다. 필요하지만 우선순위는 아니라는 양가적 감정도 없다. 이들은 매우 단호하다. 아이에게 올인 하다 자칫 결혼생활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 인정하기 때문인 듯하다.


- 명심해야지.


P.241

프랑스 여자들은 집안일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더 많은 자유 시간을 만들어냄으로써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도 능숙해 보인다. 게다가 무엇보다 연간 휴일이 미국보다 무려 21일이나 많다. 양성평등까지는 아니어도, 여자들이 일과 육아를 병행하게 도와주는 제도적 장치도 풍성하다. 출산휴가는 국가가 지원하며 크레쉬나 보모에게 아기를 싼값에 맡길 수 있고 3세부터는 어린이집이 무료다. 세금공제와 비과세 혜택도 많다. 여성에게 직업상 수혜를 주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에 도움을 줌으로써 경력과 자녀 모두 포기하지 않아도 되게 해준다.


- 이 부분은 프랑스가 좀 부러웠다. 사회생활을 하고자 하는 엄마들이 과연 엄마 가산점제 같은 걸 정말로 원할까? 아니면 경력 단절을 최소화하고 마음 놓고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제도와 분위기를 원할까?


이미 한 번 읽은 책이어서인지 순식간에 끝까지 다시 읽을 수 있었다. 앞으로도 육아에 조금씩 지쳐갈 때쯤 한 번씩 꺼내서 다시 읽어 보면 좋을 것 같다. 참고로 이 책은 《육아 천재가 된 코믹 아빠》와 같은 분이 번역했다. 저 책 역시 임신 중에 친구에게 선물받아 재밌게 읽었던 책이다. 엄마보다는 아빠들이 읽어야 하는 책이지만...


아이가 생기기 전, 나는 어떤 부모가 될까 무척이나 궁금했었다. 물론 마음으로는 아이에게 집착하고 희생하지 않으리라 다짐했고 또 내가 그럴 수 있으리라 확신했지만, 막상 낳고 보니 아무것도 자신할 수 없다. 그럴 때마다 내가 하는 행동에 확신을 가지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연습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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