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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게임 기획 이야기

스파이크걸즈 1차 CBT 종료 공지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7. 13.

 이전에 같이 일했던 동료분이 페북에 어떤 링크를 공유해 주셨다. 내용인 즉슨 스파이크 걸즈를 1차 CBT부터 서비스 종료까지 플레이한 유저가 게임 개발자의 꿈을 키워 지금은 게임 개발자가 되었고, 언젠가는 스파이크 걸즈의 리메이크를 꿈꾼다는 내용이었다. 전에 엔하위키 미러의 스파이크 걸즈 항목을 처음 읽었을 때도 뭐라 설명하기 힘든 감동이 있었는데, 이건 이것대로 또다른 감동이었다.


 1차 CBT 날짜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는데 7월인가 8월께였으니 아마 6년 전 이맘 때였던 듯 하다. 프로토타입 만든 뒤 클라이언트 2개 띄워놓고 내가 서브하고 내가 리시브하고 반복하던 것이 1년, 빌드 안정화 후에는 테스터들과 함께 나름 즐겁게 플레이하고 있었지만 과연 일반 유저들도 이것을 재미있게 즐길까, 아니 그 이전에 게임으로 받아들일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다. 당시엔 첫 프로젝트라 그런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지만, 6년이 지난 지금도 유저 피드백을 받기 전의 마음가짐은 비슷하다. 


 그런 멘탈로 시작한 1차 CBT는 예상보다 훨씬 성공적이었고, 지금까지 내가 게임 개발을 계속할 수 밖에 없는 원동력을 주었다. 조악한 UI로 5줄밖에 표시되지 않았던 공개 채팅창에서 플레이 패턴과 전략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던 유저들의 모습을 볼 때의 그 희열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런저런 부침예상하지 못한 외부 상황 등, 그때까지의 고된 여정에서 비롯된 피로가 한 번에 씻겨내려가는 순간이었다. 그 뒤에 2번정도 했던 유저 간담회에서 너무나 게임을 재미있게 즐기고, 또한 사랑해 주는 유저들을 실제로 봤을 때의 느낌 또한 남달랐다. 


 링크의 글을 읽고 문득 생각이 나서 하드를 몇 분 뒤적거린 끝에, 당시 서버 내린 직후 올렸던 공지문을 찾아냈다. 다시 읽어보고 나서 내가 왜 게임을 만들고 있는지를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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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스파이크 걸즈 운영자 지나입니다.^^

 

 3일간의 테스트가 모두 완료되었습니다. 9시 서버를 내린 직후, 안도감과 함께 아쉬움이

밀려오더군요. 참여해주신 여러분들깨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시고 재미있게 게임을 즐겨주신 덕분에 저희 개발팀원들도 많은 가능성과 힘을 얻었습니다. 이용자 여러분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플레이를 할 때가 가장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스파이크 걸즈 프로젝트는 아직 순수한 게임 개발자들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게시판의 지나, 경기장의 GM앨리스로 이용자 여러분들과 소통했던 저도 실은 개발팀에서 기획을 맡고 있습니다. 부족한 점이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도움과 격려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용자 여러분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미소녀 컨셉만 있는 줄 알았는데 재미도 있었다 라는 말을 들을 때가 가장 기뻤습니다. 또한, 여러분들이 캐릭터간의 차이나 기술의 사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전략을 연구하는 모습을 볼 때 얼마나 흐뭇했는지 모릅니다.

 

개발 초기 프로족구 경기를 보면서 기술을 기획하고, 애니메이터와 손발을 맞춰가며 기술의 타이밍을 잡아 나갈 때를 떠올리면서 그 때의 노력이 다 지금 여러분들이 즐기고 계신 재미로 이어졌다는 데에 크나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족구라는 스포츠를 게임화하기 위해 저희 개발팀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것은 사실이지만, 근본적으로 여러분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족구라는 스포츠가 본래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한 것은 여러분들이 쉬운 조작으로 족구에서 느끼는 희열과 흥분을 느껴볼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고, 거기에 약간의 재미를 덧붙인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예쁜 미소녀 캐릭터들과 아이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주신 아트 파트, 버그 잡느라 며칠밤을 샌 프로그래밍 파트, 게임의 재미를 위해 클로즈베타 시작 전날까지 수많은 테스트를 거듭한 QA파트 등 저희 개발팀 모두에게도 수고하셨다는 말을 이 자리를 빌어 전합니다.

 

 짧은 베타 테스트 기간이였지만 그 동안 보내주신 성원에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리뷰 게시판에 올려주신 많은 의견과 버그 리포트들은, 앞으로의 개발에 정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멀지않아 실시될 다음 테스트에도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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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좀 말랐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