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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이야기/└ 고독한 수집가

[ETC] 아키하바라 트레더 정크 코너&게임센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9. 1.
 
 두 달 전에 일본 다녀올 때 찍어둔 사진과 이야기 이제야 방출 시작. 다녀와서 일주일 술마시고 동유럽 갔다가 돌아온 다음날부터 새 회사 출근. 전 회사 대격변으로부터 근 2개월이 어떻게 흘렀는지도 모르겠다.
 
게임기기 이름에는 엔하위키 링크를 달아두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눌러보시길.
클릭만 하면 당신도 오덕이 될 수 있습니다!?
 
 
 
 
아키바는 하루만 가려고 했는데 첫날 술 약속 전까지 시간때울 곳이 없고, 약속장소에 가는 길이라 탐색전(?)을 하러 들렀다. 10년 전 갔을 때의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중고 물량은 트레더, 상태 좋고 엄청 500엔 이하의 슈퍼패미컴 게임이 있었던 곳은 소프맵, 뭔가 분위기가 90년대로 돌아간 듯한 곳은 리버티였는데, 레트로 게임을 구경하기 제일 좋을 것 같은 트레더부터 갔다.
 
   

 
 입구에는 1983년 패미컴부터 ~ 2011년 플레이스테이션 비타까지 일본 콘솔게임의 발매 연표가 붙어있다. 2012년까지 있는 걸로 보아 올해 붙은 듯. 중고샵인 만큼 최신 게임보다는 레트로 게임 위주로 가는 듯 하다.
 
    역시 입구에 전시되어 있는 테라 드라이브. 세가에서 의욕적으로 내놓은 메가드라이브+PC의 일체형 기기지만 처참하게 실패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박스 없이 포장되어 있는 중고 기기들. 슈퍼패미컴과 세가새턴, PC엔진(CD-ROM이 없는 초기형)은 3980엔, 맨 윗줄 오른쪽의 뉴 패미컴(AV케이블 단자가 있다.)은 5980엔이다.
 
 
오른쪽엔 박스 포장되어 있는 기기들. 패미컴 디스크 시스템은 5980엔, 버추얼 보이도 10000엔 이하. 우리나라에선 구경도 할 수 없는 물건이라 엄청 비쌀 것 같지만 다들 10000엔 이하로 살 수 있다. PC엔진 듀오는 CD 기기라 이제 슬슬 멀쩡한 것이 없는지 20000엔이 좀 넘었다. 10년 전에는 PC엔진 LT도 봤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눈에 띄지 않았다.
 
 이것저것 구경하러 다니다 발견한 정크 코너. 슈로대, 버추어 파이터, 파이터즈 메가믹스(응?), 천외마경 제4의 묵시록 등 새턴에서 꽤 괜찮았던 게임들이 죄다 50~100엔 (오타 아님)이었다. 모두의 리듬천국이나 사갈까 했던 나에게는 다시 레트로 게이머의 혼이 불타오르고...시간 뺏기지 않으려고 하루만 가려고 한 내가 바보같았지...여긴 천국이야..!
 
 하지만 약속시간이 되어가서 장난감 가게에서 끌려나오는 어린애 심정으로 매장을 나왔다. 돌아가는 날에 쇼핑하러 다시 올 계획이라 그때는 갈 수 없을 게임센터도 들러 보았다. 5층짜리 타이토 스테이션이었던 듯. 
 
 
페르소나4 얼티메이트가 가동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많이 하지는 않았던 듯. 
 
10년 전에 왔을 때와 같이 가동률 1위는 VS건담 시리즈. 그때는 처음 연방 VS 지온이었는데 어느새 세월이..중앙에 중계 스크린이 따로 설치되어 있기도 했다.
 
 100엔에 2회 플레이가 가능한 레트로 격투게임 코너. 오래된 게임들도 활발히 대전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10년 전에 슈퍼스파2X를 했다가 넥타이 맨 양복의 아저씨에게 순삭당했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우리나라에선 킹오파에 밀려 죽쒔던 뱀파이어. 나는 스파3서드를 한 번 했는데, 10년 전의 그 느낌을 다시 받았을 뿐이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세가에서 만든 아케이드용 TPS 보더 브레이크. 왼쪽은 플라이트 스틱 같은 레버가 달려있고 오른쪽은 무려 마우스; 가 달려있다. 
 
아무리 재미있는 게임은 튜토리얼은 그저 그렇지..뭐 컨셉은 알겠는데 슈터 게임은 역시 PC로 해야 맛이라는 생각이 들 뿐이었다.
 
이거슨 무려 밥상 뒤집기 게임. 
 
평온한 가정집에서 캐릭터를 하나 선택한다. 나는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를 시전하고자 아버지를 골랐다.
 
스트레스만 주는 가족들에게 밥상머리를 몇 번 두들겨준 후...
 
냅다 뒤집으면 온갖 가구가 부서지며 콤보가 쌓인다. 그리고 그게 끝 -_-;;
 
내가 잘한건지 하는 사람이 없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랭킹에 들었다. 4자밖에 안되서 창서이로..그러고보니 오락실에서 이름을 새겨본 게 태어나서 처음인 것 같다?
 
 
 이제는 약속장소로 갈 시간...아쉬움에 전설의 게임이나 한 번 찍어주시고...
 
3일 동안 의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 다시 아키하바라에 들렀다.
 
 
 도쿄메트로 아키하바라 역을 나오면 요도바시 카메라 아키하바라 점이 보인다. 90년대 일본 관련 TV프로 나올 때 항상 보여주던 이전의 빨간색 바탕에 흰 글씨로 커다랗게 쓰인 간판은 사라지고, 그때보다 거대한 규모의 쇼핑몰로 새로 지었다. 그런데 규모가 너무 크고 깨끗해서 아키하바라의 그 느낌은 별로 들지 않았다. 비유하자면 용산에 아이파크몰 생겼을 때의 그런 느낌?
 
 요도바시 카메라에서 본 열도의 흔한 윈도우7....
 
 발길을 서둘러 트레더 정크 코너에 다시 왔다. 대부분 플스, 새턴 게임들인데 플스게임이야 PSN에서 다운받은 것도 많고 국전에도 물건이 꽤 있는 편이라 스킵. 새턴을 한 대 사기로 결정하고 게임을 쏙쏙 골라냈다. 알팩들도 관심은 가지만 연결할 TV가 없어서 포기했다.
 
 집에와서 찍은 사진. 500~1000엔 하는 상태좋은 중고까지 포함해서 이런 걸 두 줄 샀는데 5000엔이 안 넘는다. 되려 컨트롤러 단품이 2980엔, 파워 메모리가 1500엔이라 그 쪽을 고민하다 파워 메모리만 사기로 했다. 새턴 본체까지 해도 데략 10000엔. 폭풍환율이긴 하지만 이정도면 뭐 알뜰쇼핑이니 기분좋게 계산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점원이 갑자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손님. 이 기기에는 TV연결 케이블이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네.....네!? 그럼 그것도 하나 주세요."
"정말 죄송합니다만, 저희 매장에는 연결 케이블이 없습니다."
 
 
갑자기 눈앞이 깜깜해졌다. 보물상자를 발견했는데 열쇠가 없는 그런 느낌? 
 
 
"무언가 방법이 없나요? 곧 공항에도 가야 하는데.."
"아 그러시다면 조금 불편하시더라도, 주변의 다른 매장을 이용해 주세요."
"후...네. (살았다!!)"
 
 점원이 아키하바라 지도를 보여주며 레트로 게임 전문매장 2곳을 알려줬다. 자, 잠깐, 여기가 전문매장이 아니었나!? 보물상자 열쇠 대신 더 큰 보물상자가 있는 지도를 발견한 느낌. 점원이 알려준 곳은 소프맙 몇호점(몇 호인지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과 슈퍼 포테이토 아키하바라점이었다. 지도를 들고 길을 나서니 흐릿했던 날씨에 갑자기 비까지..골목을 돌고 돌아서 슈퍼 포테이토에 도착했다. 그곳은...
 
 
천국을 넘어 유토피아였다. (이게 무슨 전설의 레전드같은 소리인지..)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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